에어팟을 1세대 부터 사용하는 유저로서 이번 에어팟 프로의 출시때 당연히 이걸 사야겠다 라는 맘이 없다면 거짓말입니다.
고급 앱등이들은 무슨 핑계를 대서라도 애플에서 나온 1세대를 사야하는 병이 있기 때문에(그래서 홈팟도 삼), 공홈에서 주문해서 출장자를 통해 배송받으려고 했죠.
그런데 공홈 배송이 한 달이나 걸린다는 겁니다. 그 당시만 해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요.
줄서서 사네 뭐네 하는 기사가 뜨기 시작하더니 -> 되팔렘 출동!!
딱 PS4 Pro 수순을 따라가는 느낌이더라구요.
그래서 외국에서 사야겠다 라고 생각했는데, 베트남은 이미 너무 비싸고.
남는게 하나 없다는 유럽에서 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나마 텍스리펀 하면 싸게 살 수 있는 바르셀로나 매장은 매진이 된지 오래, 그리고 피렌체 애플 스토어에서도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 물건이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결국 밀라노 애플 스토어에서 구입을 했구요, 텍스 리펀하면 국내에서 산거보다 환율 계산하면 몇천원정도 싸거나 비싸거나 하겠네요.
최근 뉴스에 따르면 에어팟 매출 만으로 어도비를 이기는 엽기적인 행태가...
우리가 잘 아는 애플의 마진 정책을 생각하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수익을 이제 벌어들이고 있는데 프로까지 대박이 난 겁니다.
제가 살때만 해도 칫솔 머리를 꽂았네, 콩나물 대가리네 개처럼 물어뜯더니 결국 인싸템 등극하는 거 보면 사람의 눈과 제품 디자인이란 참 묘한 세계 입니다. 이뻐 보이는 것도 금방 싫증나고, 구리게 보이는것도 자주보면 있어보이는 이런 것들이 말이죠.
각설하고 저는 황금귀도 아니고, 무선 이어폰에 대한 조예도 없는 평범한 아재입니다.
제가 중요 시 하는것은 무엇보다 목적에 맞는 사용성, 그리고 편의성입니다.
처음에 사용하게되면 헷갈리는 것이 착용 방법입니다.
끝에 인이어팁이 있는데 이걸 충분히 안쪽으로 꽂아줘야 합니다.
밀착 강도에 따라 노이즈 캔슬링 효과가 좌우되고 이게 헐거워지면 밥을 먹거나 껌을 씹거나 하면 에어팟이 떨어질때가 있고, 아님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치익하고 한 쪽 귀로 소리가 새어 들어 오는 현상이 있어요.
이 현상이 잦다면 본인의 귀보다 팁이 큰 겁니다.
저는 가장 작은 팁을 사용하는 데요.
팁을 바꾼 후에 중간으로 쓸때보다 훨씬 잘 맞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꽂은 방향에 따라 사용하다 보면 팁이 밀리는 현상이 아주 간혹 있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는 배터리 있는 봉을 에어팟 착용과 동일한 각도 정도로 내려서 맞춰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방향이 많이 헷갈립니다. 에어팟 처럼 딱 정해져서 들어가는게 아니라 오리 주둥이 같이 생겨서 반대로 들어가도 맞는것 처럼 느껴지거든요)
제 경우는 에어팟 끝이 입을 향하도록 45도 각도로 맞춰 사용했었는데요, 에어팟 프로의 경우는 거의 90도로 내리는 것이 더 맞았습니다.
대략 90도에서 45도 사이에서 본인이 맞는 각을 찾아서 착용하시면 됩니다.
이 팁을 교체할 때는 생각보다 강한 힘을 줘서 뜯으셔야 합니다.
우선 팁을 뒤로 뒤집고 나서 쭉 당기면 딱 하고 떨어져 나옵니다. 다시 연결할때는 비는곳 없이 딱 들어가는데 감탄 스럽습니다.
빼는건 어렵게 끼는건 쉽게 만든것 같은 느낌입니다. 이게 맞죠.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무슨 유기농으로 만들었는지 이어팁이 산지 얼마 안 되었을때는 역한 냄새가 나요.
(첨에는 제 귀냄새인줄 알고 놀랐다는, 귀냄새도 좀 영향이 있긴 합니다)
이건 사용하다 보면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음질이야 뭐 특별할 건 없을 것 같고, 특징이라고 하면 노이즈 캔슬링 이건데요.
이건 들어보시라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비행기나 버스안에서는 딱 키는 순간 "음악과 나만 있다" 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 할 수 있습니다.
적응이 안되는 사람들은 어지럽다 이런 분들도 있는데,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니까...
다만 길가면서 이걸 키면 굉장히 위험할 것 같습니다. 이건 안전한 내부에서만 쓰시길.
노이즈 캔슬링과 반대의 개념인 주변음 허용모드가 있습니다.
첨에는 그냥 아 이어폰 낀 상태에서 바깥 소리를 들어야 할때 쓰겠구나 라고 쉽게 생각 했는데, 이게 다른 용도가 있더라구요.
우리가 회사에서 아무도 없으면 스피커로 노래를 들으면서 일할 때가 있잖습니까?
이어폰은 그럴 수 없어서 꽂는 건데 그럼 바깥에서 누가 얘기하는 걸 들을 수 없잖아요? 대화가 안되는 건데 회사에서 이런 상황이 굉장히 불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주변음 허용을 해주면 내가 좋아하는 노래가 백그라운드에 흐르면서 주변음이 허용(또는 증폭)되기
마치 카페에 앉아있는 것처럼 일을 할 수 있어 굉장히 편합니다.
제 큰아들은 한 쪽 에어팟만 사용하는 경우가 자주 있는데 에어팟 프로를 쓰면 그럴 일이 없어집니다.
그리고 노이즈 캔슬링 시 약간 먹먹한 느낌도 바로 풀립니다. 쓰다보면 주변음 허용 기능이 정말 좋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직원들도 왜 이 사람이 귀를 막고있는데 다 들었지? 이런 느낌으로 쳐다보거든요.
개인적으로 저는 애플 제품에는 특별히 가성비 잣대를 대지않습니다.
누가 앱등이 아니랄까봐 하겠지만 애플제품은 특별하고 유일한 경험을 주기 때문에 가격을 비교 할 대상이 없거든요.
블루투스 이어폰이 필요하신 분은 이번 기회에 프로로 구입을 하면 좋을 것 같아요.
가격이 비싸다는 분도 계시지만 비싼거 사서 오래 잘 쓰면 됩니다.